안드로이드 개발자의 2020년 회고

hongbeom
7 min readDec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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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삽질을 했다는 증거

안드로이드 공부를 시작하여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후 개발자로 현재 회사에 입사한 지도 어언 1년이 지났습니다🍺

회사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당시 저는 2주간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마친 후 안드로이드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업무에 투입되었는데 회원가입, 로그인 부분의 업무를 맡아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입사하기 전에 개인 프로젝트를 제작해보기도 하여서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많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실제 프로덕트 앱 구현의 난이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코드를 작성했다가 지우기를 반복하기 일쑤였고 새벽까지 일에 몰두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무수한 삽질을 하며 ‘나는 정말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기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멀었습니다.)

그렇게 약 3개월간 삽질을 반복한 후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리뉴얼된 앱이 출시되었습니다 🎉🎉

하지만 출시의 기쁨도 잠시 많은 버그를 마주하게 되며 다시 무한 삽질을 시작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 생전 처음 보는 에러, 3일 내내 생각해도 아리송한 버그 등등.. 저의 예상을 뛰어넘는 버그들을 바라보며 이런 식으로 가다간 다시 구직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행히 동료 개발자분들의 도움으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입사할 당시 사수 개발자분은 따로 없었지만, 동료 개발자분들이 정말 뛰어난 역량을 가진 분들이셨고 무엇보다 다들 성장에 대한 열망이 강해서 같이 일할 때 동기부여가 많이 됐습니다.

그렇게 앱이 출시되고 난 후, 저는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업무 시간에만 일에 집중하고 이후 2~3시간 동안만 개인 공부 or 세미나에 시간을 투자해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밤낮으로 업무에 매달릴 때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스택오버플로우 최고

시간이 흘러 회사는 서울로 이사하게 되고 상반기가 끝날 무렵 동료 개발자 두 분이 회사를 떠나셨습니다😢 한 분은 석사 진학을 목적으로, 한 분은 *키런으로 이직하셨는데 두 분 모두 상당한 실력자인지라 아쉬움이 컸습니다.

특히 석사 진학을 목적으로 떠나신 분은 저와 함께 안드로이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저에게 많은 깨달음과 팁을 알려주셨던지라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함께 일하며 참 놀라웠던 게, 코드에 빈틈이 없고 해당 작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코드를 살펴봐도 단번에 이해가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자극을 주는 개발자가 옆에 있다는 게 올해 저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저 포함 2명만 남게 되었는데, 서비스되고 있는 안드로이드 앱이 어느 정도 안정화 레벨에 들어선 이후 저를 제외한 개발자분께서는 IOS 앱 구현 쪽에 흥미를 느끼시고 업무를 변경하게 되어 간간이 안드로이드 업무에 참여하시게 되었고, 공식적으로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12월이 되었고 안드로이드 개발자분이 새로 오시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신입 포지션으로 들어오셨는데, 함께 같은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기게 된다는 생각에 기대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제가 작은 부분이라도 잘 이끌어 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있기도 합니다.

도움을 받는 포지션이었던 제가 내년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포지션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블로그 개시

올해 꾸준히 실행한 것 중 하나가 블로그 글쓰기였는데, 사실 지금의 미디엄 블로그가 시작은 아니었습니다. 작년 12월쯤, 저는 지금 공부하는 것들을 어딘가에 적어놓고 공유하면 좋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가지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코드 블록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를 인지한 후 블로그를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영어로 작성된 좋은 글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글이 미디엄이라는 블로그 플랫폼에 작성된 글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블로그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의 글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양질의 글이 많다는 느낌을 받아서 옮기고 난 후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Stats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물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개발 실력이 엄청나게 올라가진 않겠지만 가끔가다 던져주시는 피드백이나 차곡차곡 쌓이는 글들을 다시금 읽다 보면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앱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픈소스 개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오픈소스는 어떻게 만드는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다른 분들이 만든 화려한 오픈소스 코드를 무작정 해부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따라 하며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4번 정도 갈아엎을 때쯤, 드디어 첫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화려하거나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 스스로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들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약 2달 후 CameraX API에 대해 알아보던 도중 파이어베이스의 ML kit 라이브러리를 알게 되었고 CameraX 공부도 할 겸 작은 샘플 앱을 구현하게 되었습니다. 바코드, 얼굴, 이미지, 텍스트 인식 기능이 있는 앱이었는데,

‘얼굴을 표시하는 캔버스의 좌표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사진을 찍어서 저장할 경우 카메라 위에 표시되는 오버레이 뷰의 비트맵을 어떻게 사진 위에 잘 붙여서 저장할 것인가?’

등등 여러 가지 신선한 문제점들과 마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파파고 최고

이 와중에 몇몇 개발자분들이 감사하게도 앱을 사용해보고 친절하게 이슈를 남겨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대부분 오픈소스 개발을 시작할 때

이거 잘하면 굉장히 인기있는 라이브러리가 되지 않을까..?

라는 착각 주도 개발로 설레며 구현하곤 했습니다.

물론 상상대로 이루어진 적은 없지만, 오픈소스 개발은 개발에 대한 흥미를 이어갈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TODO

2020년에는 개발의 구현과 경험에 중점을 두고 시간을 보냈다면, 2021년에는 심화와 기본기에 중점을 두고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2021년 TODO 리스트

  •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공식 문서 모두 읽어보기
  • 테스트 코드 공부하기
  • 최소 2주에 한 번은 블로그에 글 작성하기
  • 토이 프로젝트 1개 이상 진행하기
  • 코로나가 끝난다면🙏 오프라인 행사 참여하기

마치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하며 기본기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앱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나 프레임워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든 것은 기본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요즘 들어 크게 느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집, 회사에만 거의 박혀 지냈던 것 같습니다. 내년엔 부디 코로나가 끝나서 오프라인 행사도 많이 참여하고 스스로가 조금 더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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